히브리서 13장 1-2절 칼럼n - 천사의 얼굴을 한 낯선 이웃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이 구절은 성경에서 나온 말이지만, 그 의미는 종교를 떠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를 담고 있다. 사랑과 환대의 가치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만나는 낯선 이가 단순한 이방인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선물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이 글에서는 이 구절이 오늘날 우리 삶에 어떻게 울림을 줄 수 있는지,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어떻게 큰 변화를 낳는지 탐구해보고자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낯선 이를 경계한다.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이 구절은 그 경계를 넘어설 것을 제안한다.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라”는 말은 가까운 이웃뿐 아니라 낯선 이에게도 마음을 열라는 초대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 도시의 높은 아파트, 스마트폰 화면 속 세상은 우리를 물리적·정서적으로 분리시킨다. 이런 때일수록 작은 친절이 빛을 발한다. 길에서 길을 묻는 이를 돕거나, 낯선 이에게 미소를 건네는 일은 사소해 보이지만, 그 순간 우리는 누군가에게 ‘천사’가 될 수 있다.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는 문장은 환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환대는 단순히 문을 여는 행위가 아니다. 마음을 여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문화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신성한 의무였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낯선 이를 제우스의 사자로 여겼고, 동양에서는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는 전통이 깊게 뿌리내렸다. 오늘날에도 이 정신은 이어진다. 예를 들어,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집을 잃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가정, 혹은 길에서 굶주린 이를 위해 음식을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그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묻지 않는다. 단지 사람이기에 손을 내민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는 대목이다. 이 말은 우리가 베푼 친절이 단순한 호의로 끝나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몇 해 전, 한 남성이 우연히 길에서 만난 노숙자에게 자신의 점심을 나눠준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 있다. 나중에 그는 그 노숙자가 오랜 친구를 찾기 위해 떠돌던 음악가였음을 알게 됐다. 그들은 다시 만나 우정을 회복했고, 남성은 그 일을 평생 잊지 못할 선물로 기억했다. 이처럼 우리가 만나는 낯선 이는 우리의 삶에 뜻밖의 기쁨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모든 만남이 드라마틱한 결말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때로는 우리의 친절이 보답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치는 결과에 있지 않다. 사랑과 환대를 실천하는 과정 자체가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든다. 낯선 이에게 문을 여는 것은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그리고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씨앗이다.
오늘 하루, 우리는 어떤 천사를 만날까?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웃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천사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그들에게 천사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사랑과 환대는 종교나 국경을 넘어선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을 수 있는 마음이다. 그러니 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보자. 어쩌면 그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삶에 기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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