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1장 21절 칼럼n - 질문 속의 인간다움: 궁금함이 이끄는 여정
"이에 베드로가 그를 보고 예수께 여짜오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사옵나이까"
요한복음 21장 21절, 베드로가 예수께 묻는다.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사옵나이까.” 이 짧은 구절은 단순한 질문 이상의 깊은 인간적 울림을 담고 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뒤, 자신의 운명에 대한 대화 속에서 갑자기 요한을 가리키며 그의 미래를 묻는다.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일까, 아니면 그 안에 더 깊은 무언가가 숨어 있을까? 이 구절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다. 우리 모두는 때로 다른 이의 삶을 궁금해하고, 그들의 여정을 통해 우리의 위치를 가늠하려 한다. 이 글은 베드로의 질문에서 시작해, 그 속에 담긴 보편적 인간다움을 탐구하며 우리 삶에 던지는 메시지를 찾아본다.
베드로의 질문은 먼저 인간의 호기심을 보여준다. 그는 예수님과 대화하던 중, 문득 요한의 미래가 궁금해졌다. 이는 우리도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는 순간이다. 친구가 새로운 직장을 얻었을 때, 동료가 뜻밖의 성공을 거두었을 때, 혹은 누군가의 삶이 우리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흐를 때, 우리는 묻는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 이 호기심은 단순한 부러움이나 질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을 이해하려는 본능적 욕구다. 베드로는 요한의 운명을 묻는 순간, 어쩌면 자신의 역할과 의미를 더 깊이 고민했을지 모른다. 우리 역시 타인의 삶을 궁금해하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러나 이 질문에는 비교의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자신의 헌신과 충성에 대해 들은 직후, 요한의 미래를 묻는다. 이는 인간의 비교 본능을 드러낸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성공, 행복, 혹은 고난을 보며 자신의 삶을 저울질한다. “왜 저 사람은 저보다 더 잘 사는 걸까?”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이러한 생각은 베드로의 질문과 닿아 있다. 하지만 예수님의 답은 날카롭다. “너는 나를 따르라.” 이 말씀은 비교의 덫에서 벗어나 각자의 길을 충실히 걷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운다. 베드로에게 요한의 미래는 그의 소명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타인의 궤적과 비교하며 방향을 잃을 때가 많다. 이 구절은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네 길을 얼마나 성실히 걷고 있느냐?”
질문 뒤에는 또한 신뢰의 문제가 숨어 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계획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요한의 미래를 확인하려 했을지 모른다. 이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우리는 종종 답을 요구한다. “내일은 어떻게 될까?” “이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요한의 운명을 설명하지 않고, 대신 그를 믿고 따를 것을 요청하신다. 이는 우리에게도 전해지는 메시지다. 삶의 모든 답을 알 수는 없지만, 신뢰 속에서 한 발짝 내딛는 것이 때로는 더 큰 의미를 만든다. 베드로의 질문은 인간적인 약함을 보여주지만, 그 약함 속에서 성장하는 믿음의 여정을 암시한다.
이 구절은 또한 공동체 안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생각하게 한다. 베드로는 요한을 단순히 개인으로 보지 않고, 예수님을 따르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질문은 요한의 미래뿐 아니라, 그들이 함께 걷는 여정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오늘날 우리도 가족, 친구, 동료들과 얽힌 삶을 산다. 누군가의 성공은 우리의 기쁨이 되고, 누군가의 고난은 우리의 아픔이 된다. 베드로의 질문은 결국 “우리의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라는 공동체적 물음으로 확장된다. 이는 우리가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성장하며 지지하는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베드로의 이 한 마디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을 건드린다. 우리는 궁금해하고, 비교하고, 불안해하며, 때로는 믿음으로 나아간다. 이 모든 감정과 질문은 우리가 살아있음을, 그리고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 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예수님의 답변, “너는 나를 따르라”는 이 모든 복잡한 감정 속에서 단순하지만 강력한 방향을 제시한다. 타인의 삶을 궁금해하는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결국 우리의 소명은 우리만의 길을 충실히 걷는 것이다.
오늘, 우리도 베드로처럼 묻는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 하지만 그 질문만큼 중요한 것은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다. 이 구절은 우리를 질문하는 존재로, 그리고 그 질문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존재로 초대한다. 궁금함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믿음은 우리를 이끈다. 베드로의 질문은 2천 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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