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17장 19절 칼럼n - 맹세와 배신: 인간의 약속에 담긴 무게
"그러므로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그가 내 맹세를 업신여기고 내 언약을 배반하였은즉 내가 그 죄를 그 머리에 돌리되"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약속을 주고받는다. 친구와의 사소한 약속부터 가족 간의 깊은 맹세, 심지어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조용한 결심까지. 약속은 인간 관계와 삶의 기본 틀을 이루는 요소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때로는 의도치 않게, 때로는 고의로 약속을 깨며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신뢰를 잃는다. 이 구절은 이런 배신의 무게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이 말씀은 비단 종교적 맥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약속과 배신, 그리고 그 결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다.
약속은 신뢰의 상징이다. 누군가와 약속을 나눈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며, 미래를 함께 구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예를 들어, 결혼 서약은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의 정점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이혼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사랑과 헌신의 맹세가 깨지는 순간이 많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약속이 깨질 때, 남는 것은 상실감과 배신감이다. 에스겔의 구절에서 언급된 "내 맹세를 업신여기고 내 언약을 배반하였은즉"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넘어, 인간 사이의 신뢰가 무너질 때 느끼는 깊은 실망을 떠올리게 한다.
배신은 왜 그렇게 아픈가? 그것은 우리의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친구가 비밀을 누설하거나, 동료가 약속한 도움을 주지 않을 때, 우리는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느낀다. 심리학적으로 배신은 신뢰가 깨진 결과로 감정적 상처를 남기며, 때로는 신체적 스트레스로 이어지기도 한다. 에스겔의 "그 죄를 그 머리에 돌리되"라는 말은 배신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배신한 사람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의 배신은 경력의 몰락으로, 가정에서의 배신은 관계의 파탄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구절은 단순히 책임과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맹세와 언약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약속을 지키는 삶은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 있다. 작은 약속이라도 지킬 때마다 우리는 신뢰를 쌓고, 관계를 단단히 만든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아이에게 "널 사랑해"라고 말하며 그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모는 아이에게 안전감을 준다. 반대로,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주변 사람들에게 불안을 심어준다. 에스겔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네가 한 말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느냐?"
현대 사회는 약속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 계약은 법으로 강제되지만, 마음에서 우러난 약속은 쉽게 잊힌다. 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며 응원하겠다고 한 말이 다음 날이면 잊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에스겔의 말씀은 우리에게 경고한다. 약속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걸고 하는 맹세다. 그것을 어길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도 상처를 준다. 배신의 대가는 외부에서 오는 처벌뿐 아니라 내면의 혼란과 죄책감이기도 하다.
결국, 이 구절은 우리 모두에게 공감과 성찰을 요구한다. 종교를 떠나, 약속과 배신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삶의 일부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약속을 지키고, 얼마나 쉽게 배신했는가? 그 선택의 무게를 다시 생각해보며, 오늘이라도 한 사람에게 한 약속을 지켜보는 건 어떨까. 그것이 신과의 맹세든, 사람과의 약속이든, 결국 그 가치는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내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라는 말처럼, 약속은 우리의 삶 그 자체와 맞닿아 있다.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김 목사의 말씀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언 3장 26절 칼럼n - 의지할 곳이 있는 삶의 힘 (0) | 2025.04.04 |
---|---|
창세기 2장 7절 칼럼n - 생명의 숨결: 우리 모두의 시작 (0) | 2025.04.03 |
역대상 19장 13절 칼럼n - 힘을 내자, 더 큰 목적을 위해 (1) | 2025.04.02 |
사사기 5장 31절 칼럼n - 평화와 희망의 기원, 시대를 넘어 (2) | 2025.04.01 |
사사기 2장 18절 칼럼 - 슬픔 속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돌이키심 (0) | 2025.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