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목사의 말씀칼럼2021. 2. 2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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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5장 44절 칼럼 - 원수를 사랑하라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 구절은 예수님이 산상수훈에서 하신 말씀으로, 인간의 본성과 세상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도전을 우리 앞에 제시합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우리를 괴롭히고 상처 주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니,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오늘날처럼 갈등과 분열, 증오와 대립이 일상처럼 느껴지는 세상에서 이 말씀은 더욱더 낯설고 멀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 가르침은 단순한 이상주의가 아니라,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새롭게 만드는 실천적인 지침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명령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를 해치는 사람에게 분노를 느끼고, 복수심을 품거나 적어도 그들을 멀리하고 싶어 합니다. 이는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누군가 우리를 비판하거나 상처를 주었을 때, 그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러나 예수님은 이 본능을 넘어서는 길을 제시하십니다. 원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눈감아주거나, 그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에도 그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그들의 행동에 굴복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속에 평화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 사랑은 감정적인 호감이나 우호적인 느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원수를 사랑하는 일은 감정보다 의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좋은 것을 바라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들을 저주하거나 해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들에게 선한 태도를 보이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를 비판하거나 공격한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행동들이 바로 원수를 사랑하는 실천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는 말씀은 이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기도는 단순히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원수를 위해 기도할 때, 그들을 적대적인 존재가 아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으로 보게 됩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연약하고, 실수하며, 때로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그들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려 노력하게 되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 뒤에 숨겨진 아픔이나 두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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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기도는 우리 자신의 마음도 변화시킵니다. 원수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그들을 용서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용서는 그들의 잘못을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에게 준 상처에 매여 있는 우리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행위입니다. 분노와 원망에 사로잡혀 있으면 결국 우리 자신만이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러나 기도를 통해 그들을 하나님의 손에 맡길 때, 우리는 그 짐을 내려놓고 평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그들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치유를 위한 기도이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를 보면, 원수를 사랑하고 기도하라는 이 가르침이 왜 중요한지 더욱 분명해집니다. 소셜 미디어와 뉴스는 매일같이 분열과 갈등의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정치적 이념, 종교적 신념, 개인적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를 적으로 여기고, 상대방을 비난하며 마음의 벽을 쌓아갑니다. 이런 환경에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세상だからこそ(다코소), 이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악순환을 끊지 않는다면, 평화는 결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단순히 설교로만 남기지 않으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누가복음 23장 34절)라고 기도하심으로써 이 사랑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을 배신하고 죽인 이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사랑과 용서의 궁극적인 모범을 제시합니다. 우리도 이 모범을 따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를 화나게 한 동료에게 먼저 다가가 화해를 청하거나, 우리를 비판한 사람에게 악의 대신 선의를 보이는 것부터 말입니다.

결국, 원수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단순히 도덕적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는 길입니다. 이는 우리를 화평케 하는 자로 만들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가져오는 데 기여합니다. 세상은 여전히 분열과 증오로 가득 차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가르침을 실천할 때, 우리 주변에 작은 평화의 씨앗을 심을 수 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의 대사가 되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 도전적인 길을 걷는 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기를 바랍니다.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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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