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2편 2절 칼럼n - 응답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에게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어떤 날은 유독 힘겹게 느껴집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마음이 무겁고, 세상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이별, 실패, 후회, 고난이 한꺼번에 밀려와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이런 날, 우리는 누구나 간절히 누군가의 위로를 찾고 싶어집니다.
성경의 시편 102편 2절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이 구절은 신앙이 있는 분들께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이 없으신 분이라도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괴로운 날에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 외롭고 힘든 순간에 즉각적인 응답을 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경험하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가 넘어졌을 때, 엄마를 부르며 우는 것은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아이는 울면서도 기대를 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갈수록 우리는 우리의 아픔을 쉽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괜찮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야’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사실은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제가 곁에 있겠습니다.”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그리고 그 마음을 헤아려준다면, 우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받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말할 상대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누구도 내 깊은 속내를 이해해 줄 수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더욱 외로워집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기만 해도 좋겠어. 단 한마디라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순간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종교적인 믿음을 떠나서, 우리 모두는 서로의 응답이 되어드릴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가족에게, 그리고 낯선 이에게라도 따뜻한 관심과 경청을 건넬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한 사람의 괴로운 날을 밝게 비출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관계를 맺습니다. 하지만 그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종종 외로움을 느낍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고, 누군가 내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지만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작은 배려와 관심이 더욱 중요합니다.
누군가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에게 꼭 거창한 해결책을 주지 않더라도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네 곁에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어떤 조언보다 더 큰 위로가 됩니다. 우리는 서로의 삶에서 따뜻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시편 기자가 하나님께 간절히 부르짖으며 응답을 요청했던 것처럼, 우리 또한 삶 속에서 응답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동시에 누군가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혹시 곁에서 조용히 힘든 시간을 견디고 계신 분이 있지는 않습니까? 그분들께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관심을 건네보십시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서로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응답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나누는 작은 관심과 공감이 세상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 것입니다.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김 목사의 말씀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언 16장 20절 칼럼n -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꾼다 (1) | 2025.02.25 |
---|---|
마태복음 1장 21절 칼럼n - 예수, 구원이라는 이름 (0) | 2025.02.24 |
마가복음 9장 8절 칼럼n - 예수와 나 (0) | 2025.02.22 |
민수기 15장 40절 칼럼 - 보편적 가치로서의 성서 (0) | 2025.02.21 |
마태복음 4장 17절 칼럼n - 회개와 천국, 새로운 시작의 초대 (0) | 2025.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