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4장 24절 칼럼n - 초대받은 자리의 빈자리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전에 청하였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내 잔치를 맛보지 못하리라 하였다 하시니라"
누구나 한 번쯤 초대받은 자리에 가지 못하거나, 초대를 거절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구절은 한 주인이 큰 잔치를 준비하고 사람들을 초대했지만, 그들이 핑계를 대며 오지 않자 다른 이들을 대신 초대한다는 비유에서 나온다. 언뜻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말씀은 우리가 삶에서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는지, 어떤 초대에 응답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현대인의 삶은 바쁘다. 일, 가족, 취미, 소셜 미디어까지 - 우리는 매일 수많은 초대와 요구에 둘러싸여 있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전화, 가족과의 저녁 식사, 혹은 조용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갖자는 마음의 속삭임. 하지만 우리는 종종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로 소중한 초대를 거절한다. 누가복음의 비유 속 초대받은 이들도 그랬다. 땅을 보러 가야 하고, 소를 시험해야 하며, 결혼 때문에 바쁘다고 했다. 그들의 핑계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진짜 중요한 자리를 놓치고 있는 걸까?
이 비유는 단순히 종교적인 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관계, 기회, 그리고 자기 성찰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의 초대를 거절할 때, 우리는 그 자리에 다른 누군가가 채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친구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가족이 점점 멀어지고, 나를 위한 시간이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초대는 한정적이고,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이 말씀은 희망을 준다. 처음 초대받지 못했던 이들 - 길거리와 골목에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 이 잔치에 들어왔다. 이는 우리에게도 두 번째 기회가 올 수 있음을 암시한다. 내가 놓친 자리를 후회하며 주저할 때, 예상치 못한 초대가 찾아올 수 있다. 중요한 건 그때 “예”라고 답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다.
결국 이 구절은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매일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거절할지 결정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사랑, 기쁨, 평화를 주는 자리를 떠나보낼 것인가? 아니면 용기를 내어 그 잔치에 들어갈 것인가? 누가복음 14장 24절은 종교를 떠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초대에 응답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이 당신을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 빈자리는 언제나 채워진다. 다만, 그 자리에 내가 있을지는 나의 선택에 달렸다.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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