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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2장 5절 칼럼 - 맹물 같은 일상이 극상품 포도주로 바뀌는 순간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인생은 종종 잔칫집과 같다. 사람들은 즐거움을 기대하며 모여들고, 분위기는 무르익어 간다. 그러나 그 화려한 잔치의 이면에는 언제나 '결핍'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갈릴리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사건은 단순한 음료의 부족을 넘어, 우리네 삶에서 기쁨과 의미가 고갈되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건강이 무너지거나, 혹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내면의 깊은 허무가 찾아올 때, 우리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이때 잔치의 주인이신 예수께서 개입하신다. 그리고 그 기적의 시작점에는 마리아가 하인들에게 던진 짧지만 강력한 한마디가 놓여 있다.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성결교회 목사로서 나는 이 대목에서 '순종'이 가진 위대한 역설을 본다. 당시 하인들에게 주어진 예수님의 명령은 상식 밖의 일이었다. 포도주가 필요한 상황에서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고 하셨고, 또 그 물을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고 하셨다. 이성적으로 따지자면 맹물을 가져다주는 것은 연회장을 모욕하는 행위이며, 하인들의 안위조차 보장받지 못할 위험한 도박이었다. 그러나 하인들은 토를 달지 않았다. 그들은 마리아의 당부대로, 그리고 예수의 말씀대로 '그대로' 행했다.

여기서 '그대로 하라'는 헬라어 원문의 뉘앙스를 살피면, 단순한 행동을 넘어선 전적인 의탁을 의미한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힘을 잃는 이유는 말씀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내 생각과 계산이 말씀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기도만 합니까?", "이 방법은 비효율적입니다"라며 우리는 하나님의 논리를 내 좁은 이성의 틀에 가두려 한다. 하지만 기적은 내 상식이 멈추고 하나님의 말씀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일어난다.

맹물은 그 자체로는 아무 맛도, 향도 없는 무색무취의 액체일 뿐이다. 우리의 반복되는 일상, 지루한 직장 생활, 변화 없는 가정환경이 바로 이 맹물과 같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평범하고 지루한 물이 예수님의 말씀과 만나고, 그 말씀에 대한 우리의 순종이 더해질 때, 그것은 이전에는 맛보지 못한 '극상품 포도주'로 변화된다. 화학적 변화를 넘어선 본질적 변화, 이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거듭남이자 성결의 은혜다.

우리는 종종 상황이 바뀌기를 기도한다. 더 좋은 포도주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주님은 먼저 우리에게 텅 빈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수고를, 그리고 그 물을 떠다 주는 믿음의 모험을 요구하신다. 변화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반응하는 나의 순종 안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늘 당신의 잔치에는 포도주가 넉넉한가? 혹시 기쁨이 메마르고 감사가 사라진 자리에 서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들려오는 세미한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비록 내 이성과 경험에 맞지 않아 보일지라도,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해보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맹물 같은 내 인생이 하나님의 손에 들려질 때 얼마나 향기로운 포도주가 될 수 있는지를 말이다. 기적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현재 내 삶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느껴지는 결핍의 영역(경제, 관계, 영성 등)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2. 나의 이성과 경험으로는 이해되지 않지만, 최근 하나님께서 내게 요구하시는 '순종'의 제목이 있다면 무엇인가?

3. 하인들이 물을 떠서 연회장에게 가져다주는 위험을 감수한 것처럼,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감수해야 할 모험은 무엇인가?

p.s: 진주 충만성결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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