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복음 14장 14절 칼럼 - 예수의 이름으로 구한다는 것의 무게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요한복음 14장 14절은 마치 '백지수표'와 같은 말씀으로 다가오곤 한다. "무엇이든지"라는 단어가 주는 파격적인 약속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의 끝에 주문처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를 붙이며, 내가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이 말씀의 진정한 핵심은 "무엇이든지"에 있지 않고, "내 이름으로"라는 전제 조건에 있다.
고대 사회에서 누군가의 '이름'으로 행한다는 것은 단순한 호칭의 사용을 넘어, 그 사람의 인격과 권위, 그리고 뜻을 대리한다는 법적이고 실질적인 의미를 가졌다. 마치 왕의 사신이 왕의 이름으로 명령을 내릴 때, 그것은 사신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왕의 뜻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예수의 이름으로 구한다는 것은 내 욕망의 목록을 나열하고 예수의 결재 도장을 찍어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기도가 예수님의 성품과 목적, 그리고 그분의 뜻에 부합합니다"라는 거룩한 고백이어야 한다.
우리가 사욕을 채우기 위해, 혹은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을 위해 기도하면서 끝에 예수의 이름을 붙인다면, 그것은 도용(盜用)이나 다름없다. 성결한 삶을 추구하는 우리에게 기도는 내 뜻을 하나님께 관철시키는 수단이 아니라, 내 뜻을 꺾어 하나님의 뜻에 일치시키는 과정이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하셨던 예수님의 기도가 바로 '예수의 이름으로' 하는 기도의 원형이다.
주님은 약속하셨다. "내가 행하리라." 이 약속은 우리가 주님의 대리자로서 그분의 뜻을 이 땅에 구했을 때, 주님께서 직접 그 일의 주체가 되어 일하시겠다는 강력한 선언이다. 그러므로 응답받는 기도의 비결은 기도의 기술이나 정성에 있지 않다. 내 안의 욕심을 비우고 그 자리를 주님의 마음으로 채우는 것, 그리하여 내가 구하는 것이 주님이 구하시는 것과 같아지는 그 거룩한 일치에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의 기도는 하늘을 움직이는 능력이 된다. 예수의 이름은 우리의 욕망을 위한 마법의 주문이 아니라, 우리를 하나님의 뜻으로 인도하는 거룩한 나침반이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우리가 기도할 때 "예수님의 이름으로"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면서, 정작 그 뜻과는 반대되는 내용을 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 볼 기준은 무엇인가?
2. "무엇이든지"라는 약속과 "내 이름으로"라는 조건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신앙생활에 적용해야 하는가?
3. 나의 뜻을 하나님의 뜻에 일치시키는 '성결한 기도'를 드리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훈련 방법은 무엇인가?
p.s: 진주 충만성결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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