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수기 27장 17절 칼럼 - 목자 없는 양 떼
"그가 그들 앞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여 여호와의 회중이 목자 없는 양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지도자가 사라지는 순간, 공동체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잃는다. 모세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백성들을 위해 간구했다. 그것은 권력의 이양이 아니라 "목자 없는 양"이 되지 않게 해달라는 깊은 목자의 심정이었다. 히브리어로 이 구절에서 "출입하며"는 '야차'(יָצָא, 야차)와 '보'(בּוֹא, 보)의 반복으로,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삶의 모든 국면에서 앞장서는 지도자의 역할을 뜻한다. 지도자는 백성보다 먼저 나가고, 먼저 들어온다.
"목자 없는 양"이라는 표현은 히브리어로 '아손 아쉐르 엔 라헴 로에'(אֲשֶׁר אֵין לָהֶם רֹעֶה, 아쉐르 에인 라헴 로에)로, 단순히 길을 잃은 상태가 아니라 방향 자체가 없는 혼돈을 가리킨다. 양은 스스로 목초지를 찾지 못한다. 이는 공동체가 올바른 지도자를 잃었을 때 어떤 위기에 처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오늘날 가정과 교회와 사회가 위기에 처하는 것도 많은 경우 여기서 시작된다.
모세의 기도에서 주목할 것은 그가 자신의 후계자를 '지명'하기 전에 먼저 '기도'했다는 점이다. 지도자를 세우는 일은 인간의 선택 이전에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다. 여호수아는 모세가 원해서 선택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지목하신 인물이었다. 사람이 지도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도자를 세우신다는 이 진리는 오늘도 변하지 않는다.
헬라어 신약성경에서 예수님도 무리를 보시며 "목자 없는 양"(마 9:36, ὡσεὶ πρόβατα μὴ ἔχοντα ποιμένα, 호세이 프로바타 메 에콘타 포이메나)처럼 여기심에 마음이 불쌍히 여기셨다. 모세의 기도와 예수님의 심정은 같은 뿌리를 가진다. 진정한 지도자는 백성의 형편 앞에서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이다. 지위나 명예 이전에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먼저여야 한다.
우리 시대도 목자를 필요로 한다. 자녀들은 올바른 부모를 원하고, 성도들은 말씀을 붙드는 목회자를 원하며, 사회는 공의를 추구하는 지도자를 갈망한다. 모세처럼 "내가 죽더라도 양 떼가 흩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 공동체는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목자의 위대함은 자신이 없을 때를 준비하는 데 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목자가 되고 있는가? 아니면 목자를 필요로 하고 있는가? 민수기 27장의 모세는 우리에게 말한다. 진정한 지도자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하지 않고, 자신이 떠난 후에도 공동체가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도록 기도하며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그 기도가 오늘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바란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내가 속한 공동체(가정, 교회, 직장)에서 나는 '목자'의 역할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가?
2. 모세처럼 나의 자리가 끝난 후를 미리 기도하며 준비한다는 것은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3. 오늘날 "목자 없는 양 떼"처럼 방향을 잃은 곳이 어디인지 생각해보고, 내가 기도로 응답할 수 있는 한 곳을 찾아보자.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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