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서 5장 3절 말씀 묵상 - 환난이 빚은 영광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흔히 하나님께서 우리를 외면하신다고 느낍니다. 고통은 낯설고, 눈물은 무겁고, 기다림은 길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놀라운 선언을 합니다.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것은 고통을 부정하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통의 한복판에서도 기쁨이 가능하다는 복음의 역설입니다.
헬라어 원문은 "καυχώμεθα ἐν ταῖς θλίψεσιν"(카우코메타 엔 타이스 들립세신)으로, '즐거워하다'는 단순한 감정적 기쁨이 아니라 '자랑하다', '확신을 가지고 기뻐하다'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바울은 환난을 회피하거나 무감각하게 견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안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담대하게 고백하는 신앙의 자세를 말하고 있습니다. 환난(θλῖψις, 들립시스)은 '눌림', '압박'이라는 뜻으로, 삶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를 때를 가리킵니다.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성경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 환난이 인내(ὑπομονή, 휘포모네)를 만들어 낸다고 선언합니다. '휘포모네'는 단순한 참음이 아니라,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능동적인 견인(堅忍)입니다. 폭풍 속에서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나무처럼, 성도는 환난 속에서 신앙의 뿌리가 더욱 깊어집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고난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빚으시는 것입니다.
히브리적 사유에서도 고난(צָרָה, 짜라)은 단순한 불행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제의 시간으로 이해됩니다. 이사야 48장 10절은 "내가 너를 연단하였으나 은처럼 하지 아니하고 너를 고난의 풀무에서 택하였노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고난의 불길 속에서 우리의 불순물을 제거하시고, 더욱 순결하고 강한 성도로 다듬으십니다. 환난은 형벌이 아니라 하나님의 장인(匠人) 손길입니다.
성도 여러분, 지금 어떤 환난의 계절을 지나고 계십니까? 직장의 어려움인지, 가정의 아픔인지, 건강의 위기인지, 그 무게가 크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확신을 줍니다. 성령께서는 그 고난의 자리에 함께하시며, 우리의 인내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환난은 종착지가 아니라 영광으로 가는 여정의 한 구간입니다.
바울이 이 편지를 쓴 것은 안락한 서재에서가 아니라, 수많은 채찍과 투옥과 위험 가운데서였습니다(고후 11:23-27). 그는 이론이 아닌 삶으로 증거합니다. 환난 중에도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의지나 낙관주의가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사 그 아들을 내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롬 5:8). 오늘도 그 은혜가 우리 삶을 붙들고 있습니다.
말씀 묵상에 대한 질문:
1. 나는 지금 어떤 환난의 자리에 있으며,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습니까?
2. '인내(휘포모네)'가 단순한 참음이 아닌 능동적 견인이라면, 나의 신앙적 인내는 어떤 모습입니까?
3. 환난을 '형벌'이 아닌 '빚으심'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내가 오늘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기도합시다:
환난 중에도 기뻐할 수 있는 믿음을 허락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가 짊어진 고난의 무게 앞에서 낙심하지 않고 성령의 능력으로 인내하며, 이 자리가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거룩한 통로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삶의 모든 환난 속에서도 우리를 붙드시는 주님의 사랑을 의지하며, 날마다 더 깊은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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