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레미야 10장 21절 칼럼 - 목자의 실패가 남긴 교훈
"목자들은 우매하여 여호와를 찾지 아니하므로 형통하지 못하며 그 모든 양 떼는 흩어졌도다"
우리는 종종 실패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경제적 어려움, 시대적 환경, 인간관계의 갈등. 그러나 예레미야는 단호하게 내부를 가리킨다. "목자들이 우매하여." 히브리어 원문에서 목자를 뜻하는 רֹעִים(로임, ro'im)은 단순한 양치기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지도자 전체, 곧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를 아우르는 말이다. 지도자들의 실패는 언제나 공동체 전체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우매하다"는 표현에 담긴 히브리어 בָּעַר(바아르, ba'ar)는 짐승처럼 분별력이 없다는 뜻이다. 무지(無知)가 아니라 의지적 무감각이다. 하나님을 알 수 있었으나 알려 하지 않은 것이다. 예레미야가 증언하는 그들의 결정적 실패는 바로 "여호와를 찾지 아니하였다"는 데 있다. 기도를 멈춘 지도자, 말씀을 떠난 목자는 이미 길을 잃은 것이다.
그 결과는 선명하다. "형통하지 못하며." 히브리어 שָׂכַל(사칼, sakal)은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깊은 통찰과 분별로 맺히는 열매를 말한다. 하나님을 찾는 자에게 주어지는 지혜의 형통이다. 그것이 없으니 양 떼가 흩어진다. 공동체는 목자의 영적 상태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오늘 우리 시대도 다르지 않다. 교회가 세상의 언어로만 말하고, 목사가 경영자처럼 움직이며, 성도가 소비자처럼 앉아 있을 때, 양 떼는 서서히 흩어진다. 그 흩어짐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라 오래된 영적 공백의 결과다. 예레미야의 탄식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정죄로 끝나지 않는다. 목자의 실패를 드러내는 것은 참된 목자이신 하나님을 향하게 하려는 초대다. 예레미야가 하나님을 가리켜 "이스라엘의 분깃"(10:16)이라 고백한 것처럼, 진정한 목양은 하나님 안에서만 가능하다. 목자가 먼저 하나님 앞에 무릎 꿇을 때, 흩어진 양 떼는 다시 모인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도 각자의 삶에서 작은 목자다. 가정을 이끌고, 이웃을 돌보고, 공동체를 세워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오늘 이 말씀 앞에서 스스로를 물어야 한다. 나는 여호와를 찾고 있는가? 말씀과 기도 안에 뿌리내린 삶인가? 그 물음에 정직하게 답하는 것이, 흩어짐을 막는 첫 번째 걸음이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내 삶에서 "여호와를 찾지 않는" 영역이 있다면 어디인가? 기도와 말씀에서 멀어진 지점은 어디인가?
2. 지도자의 영적 상태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주변에서 목격한 적이 있는가? 그것이 내게 어떤 교훈을 남겼는가?
3. "형통함"의 기준을 세상의 성공으로 재고 있지는 않은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형통(שָׂכַל, 사칼)은 내 삶에서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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