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겔 36장 36절 칼럼 - 황무지에 새긴 약속
"너희 사방에 남은 이방 사람이 나 여호와가 무너진 곳을 건축하며 황폐한 자리에 심은 줄을 알리라 나 여호와가 말하였으니 이루리라"
살다 보면 누구나 무너진 담장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황망함을 느낀다.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지고, 기름졌던 마음의 밭이 한순간에 황폐해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에스겔 선지자가 마주했던 이스라엘의 현실도 이와 같았다. 전쟁의 포화 속에 도시는 파괴되었고 사람들의 소망은 마른 뼈처럼 흩어졌다. 그러나 성령은 그 절망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선포한다. 무너진 곳은 방치된 폐허가 아니라, 신의 새로운 건축이 시작될 부지일 뿐이다.
성경 원문에서 '건축하다'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바니티(בָּנִיתִי, baniti)'는 단순히 수리하는 수준을 넘어 견고하게 세우는 창조적 행위를 의미한다. 또한 '심다'라는 뜻의 '나타티(נָטַעְתִּי, natati)'는 뿌리를 깊이 내리게 하여 생명을 정착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인간은 무너진 것을 보며 끝을 말하지만, 하늘은 그 황폐한 자리(הַנְּשַׁמָּה, han-neshammah, 한-네샴마)에 생명의 씨앗을 다시 심는다. 이것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하는 실제적인 역전의 드라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회복의 목적이 당사자들만의 기쁨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문은 '너희 사방에 남은 이방 사람'이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즉, 세상 사람들은 성도가 겪는 고난보다 그 고난의 폐허 위에서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를 더 주목한다. 깨진 조각들이 다시 붙어 아름다운 모자이크가 될 때, 세상은 비로소 보이지 않는 절대자의 지혜와 능력을 인정하게 된다. 우리의 회복은 그 자체로 세상에 보내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경제적, 정서적 결핍 속에서 마음의 황무지를 걷고 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사실은 그 황폐함이 결코 영원하지 않다는 점이다. 히브리어로 '말하다'라는 뜻의 '디바르티(דִּבַּרְתִּי, dibbarti)'와 '이루다'라는 뜻의 '아시티(וְעָשִׂיתִי, ve-asiti)'는 신의 의지가 반드시 실행됨을 확증한다. 인간의 약속은 상황에 따라 변하지만, 본질적인 진리의 약속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반드시 성취의 지점으로 나아간다.
회복의 첫걸음은 무너진 현실을 직시하되, 그 너머에서 일하시는 손길을 신뢰하는 데서 시작된다. 내 힘으로 도저히 복구할 수 없는 무너진 관계, 무너진 꿈, 무너진 자존감 앞에 서 있다면 이제는 건축가에게 그 설계도를 맡겨야 한다. 성령은 황폐한 땅을 갈아엎어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드시는 분이다. 당신의 삶이 지금 비록 황무지 같을지라도, 그곳은 곧 생명의 꽃이 피어날 약속의 땅이 될 것이다.
결국 인생의 성패는 얼마나 덜 무너지느냐가 아니라, 무너진 자리에서 누구의 도움으로 다시 세워지느냐에 달려 있다. 나 여호와가 말하였으니 이루리라는 선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변치 않는 보증수표다. 절망의 먼지를 털어내고 일어나라. 당신의 사방에 있는 사람들이 당신의 삶을 통해 증거되는 그 놀라운 건축의 기적을 보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당신의 삶에서 현재 '무너진 곳' 혹은 '황폐한 자리'라고 느껴지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2. 나의 회복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이나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요?
3. "말한 것을 반드시 이룬다"는 약속을 믿을 때, 현재의 고난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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