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베소서 5장 16-17절 칼럼 - 시간을 사는 사람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
우리는 모두 같은 하루 24시간을 받는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젊은이도, 노인도 예외 없이 동일한 시간 앞에 선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한 생을 살면서도 수십 배의 열매를 남기고, 어떤 사람은 바쁘게 살았는데도 정작 손에 쥔 것이 없다. 이 차이는 재능이나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간을 어떻게 '읽느냐'의 문제다.
바울은 에베소 성도들에게 "세월을 아끼라"고 말했다. 헬라어 원문을 살펴보면, 이 단어는 '엑사고라조(ἐξαγοράζω, 에크사고라조)'로,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시장에서 기회를 붙잡아 사들이는 행위를 가리킨다. 즉,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사야 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선택과 결단 없이는 시간은 그냥 소비될 뿐이다.
"때가 악하니라"는 말씀도 눈여겨봐야 한다. 헬라어 '카이로스(καιρός, 카이로스)'는 단순한 시각적 시간이 아니라 결정적 의미를 가진 순간을 뜻한다. 바울이 살던 시대도, 우리가 사는 이 시대도, 의미 있는 것들을 집어삼키려는 소음과 유혹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깨어 있지 않으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다.
히브리적 사고에서 시간은 선물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시간을 허락하셨다는 것은, 그 시간 안에서 무언가를 이루어가라는 뜻이다. '올람(עוֹלָם, 올람)'이라는 히브리어 단어는 '영원'을 뜻하면서도 '세상'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영원이 지금 이 시간 안에 스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은 그냥 스쳐 가는 잠깐이 아니라, 영원과 맞닿아 있는 거룩한 순간이다.
바울의 권면은 단순히 부지런히 살라는 말이 아니다.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는 말이 핵심이다. 방향 없이 바쁜 것은 오히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성도는 주어진 시간 안에서 '왜 사는지'를 알고 움직이는 사람이다. 나침반 없이 달리는 것은 더 빨리 길을 잃을 뿐이다.
오늘, 당신에게 주어진 하루는 다시 오지 않는다. 그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소셜 미디어의 끝없는 스크롤로? 아니면 오늘 내 삶에 주신 주님의 뜻을 조용히 묻고 그것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은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칼럼에 대한 질문:
1. 나는 하루를 시작할 때 '주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먼저 묻는 습관이 있는가, 아니면 주어진 일정에 떠밀려 살아가고 있는가?
2. 내 삶에서 '때가 악하다'고 느끼는 구체적인 상황은 무엇이며,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시간을 능동적으로 붙잡고 있는가?
3.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장 의미 있게 써야 할 시간은 무엇인가?
p.s: 진주충만교회 김 목사

'김 목사의 말씀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디모데후서 3장 5절 칼럼 - 껍데기만 남은 신앙 (1) | 2026.03.27 |
|---|---|
| 이사야 46장 9절 칼럼 - 나는 하나님이라 (0) | 2026.03.25 |
| 잠언 1장 7절 칼럼 - 지혜의 출발점 (0) | 2026.03.23 |
| 여호수아 1장 5절 칼럼 - 함께하는 발걸음 (0) | 2026.03.22 |
| 고린도전서 4장 1-2절 칼럼 - 진짜 성공의 기준 (0) | 2026.03.21 |
